요즘은 가히 '펫(pet) 전성시대'라 할만큼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늘고 있다. 그런데 예전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누렁이와 백구 대신 요즘은 포메라니안, 말티즈(몰티즈), 치와와 등 순수혈통의 반려견들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반려견·반려묘를 입양하거나 분양 받을 때 순종만을 고집하는 순혈주의 선호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인간의 취향·미적기준에 맞춰 동물의 품종을 임의적으로 선택해 교배하거나 혈통을 보존한다는 명목으로 근친교배가 자행되고 있다. 하지만 인위적인 교배에 의해 만들어진 순혈품종의 경우 대부분 유전질환에 시달린다는 사실은 쉽게 간과한다. 귀엽게 생긴 말티즈는 '거대혈소판감소증', 입가에 수염이 덥수룩한 슈나우저는 '신장이형성증', 얼굴이 눌린 아기 같은 시츄는 '원발성개방우각녹내장'·'월발성수정체탈구'·'신장이형성증'·'거대혈소판감소증'에 잘 걸린다. 또 작고 귀여운 얼굴의 요크셔테리어는 '원발성수정체탈구'·'진행성망막위축증', 튀어나온 작은 앞이마가 매력인 치와와는 '거대혈소판감소증', 양처럼 곱슬곱슬한 푸들은 '신장이형성증'·'진행성망막위축증'·'거대혈소판감소증'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인형처럼 생긴 베들링턴테리어는 '구리중독증'이 자주 발생하는 유전질환이다. 반려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털 없는 고양이로 알려진 스핑크스은 털이 많이 빠지면 번거로워 하는 인간들의 편의를 고려해 만든 품종이다. 털이 없기 때문에 체온 조절이 힘들고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 아메리칸 쇼트헤어는 '비대성심근증', 샴은 '접합부표피수포증'·'구개열'·'수두증', 스코티시폴드는 '골연골', 아비니시안은 '망막위축', 맹크스는 '맹크스증후군'·'척추갈림', 버미즈는 '저칼슘혈증성다발성근장애' 등의 유전질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