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여전히 고통받는 동물들.(밀착취재) - DOG 펫플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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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리트리버가 동물실험을 받기 위해 철장에 갇혀있는 모습. 출처=PETA


"비글들은 나를 보자마자 맹렬히 짖었다. 몇 마리는 벌벌 떨며 사람에게 가까이 오지 못했다."

지난해 서울의 한 대형병원 동물실험윤리위원으로 참여한 A씨는 실험동물들의 관리 실태를 점검하는 현장에서 비글의 상태를 보고 경악했다. 실사 현장에 들어가자마자 개들은 매우 맹렬히 짖어댔고 일부 개들은 구석에서 벌벌 떨며 사람에게 다가오지 못했다. A씨는 개들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이라 추측했다.

A씨는 병원 측에 동물실험 중 제대로 된 고통경감조치를 취하지 못해 일어난 결과가 아닌가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A씨는 병원이 실험윤리와 내부지침을 어겼는지 점검을 요청했으나 담당 수의사는 “이런 증상은 많은 외부인이 방문한 결과라고 본다”고 답할 뿐이었다. A씨는 기자에게 “이 기관은 과거 실사에서도 유사한 경험을 하는 비글견이 있어서 지적된 바 있었다”고 귀띔했다.

2008년 동물실험윤리제도가 도입되면서 동물실험을 하는 기관은 외부인사로 구성된 동물실험윤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실험동물의 복지, 윤리, 안락사 등을 명시한 표준 작업서와 동물실험지침을 만들도록 법률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동물단체에서는 국내 대부분의 표준작업서와 지침들이 선진국 기준에 한참 못 미치고 동물실험윤리위원회 또한 기능이 제한적이라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들이 동물실험을 받으러 카트에 실려가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동물실험 지침들 '권고사항'이라 강제성 없어

한 동물단체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표준작업서에 동물별로 다른 사육방법과 실험 중 동물들이 받는 고통에 대처하는 방법들이 상세하게 명시돼 있다”면서 “우리나라 기관에서 만든 표준작업서에는 상세한 설명이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미국의 기준에는 ‘비글의 경우 하루에 한 번씩 운동을 시켜야한다’ ‘다른 동물과 어울리게 해야 한다’ 등 실험동물 사육에 대한 자세한 규정이 명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경우 실험동물의 복지, 윤리적 지침들을 법률로 지정해 동물실험을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동물보호법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반려동물을 보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실험동물에 대한 내용은 부실한 상황이다.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도 동물보다 실험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 표준작업서에 담긴 실험지침들은 ‘권고사항’에 그칠 뿐이라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영국동물실험법(ASPA)의 경우 동물실험 대체(Replacement), 실험동물 수 감소(Reduction), 고통 최소화(Refinement)를 나타내는 3R 동물실험원칙을 법의 목적으로 엄격히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입법적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31일 동물단체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앞에 모여 표준작업서를 공개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은 한 회원이 1인 피켓시위를 하는 모습.


◆ 표준작업서 비공개 이유는?  "과격한 성향의 사람들에게 이용될 수 있다"

지난해 1월 동물보호단체인 생명체학대방지포럼은 동물실험에 대한 점검을 위해 서울대학교병원에 동물실험지침, 표준작업서, 국내외 실사기준 등의 자료공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측은 “일부과격한 성향의 사람들에게 동물실험자체에 대한 극단적 반대나 과격한 의사표현 등에 필요한 자료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 “영업상의 비밀이다”라는 이유로 표준작업서 공개를 거부했다. 이에 단체는 “비공개 사유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며 같은 해 5월 행정소송을 청구해 지금까지 법적공방이 오가고 있다.

다음 강사모(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의 최경선(39)씨는 “반려동물이 고통 받는 모습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서 “정보공개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생명존중의 가치를 얘기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개인보호활동가 이은영(47)씨는 “불필요한 희생과 착취를 통해 수난 받는 동물이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생명체학대방지포럼 박창길 대표는 “국내 각 실험시설에서 채택하고 있는 샘플 표준작업서를 보면, 동물실험지침에 윤리적인 동물실험에 대한 내용은 한 두 줄 밖에 되지 않는 것이 국내의 실정”라며 “국제적인 기준은 물론 2011년도에 정부가 권고한 IACUC(동물실험윤리위원회) 표준운영가이드라인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우려에도 우리나라의 동물실험에 동원되는 동물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2년에 183만 4000마리였던 실험동물 수는 올해 287만 8000마리로 급증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때 ‘반려동물이 행복한 대한민국 5대 핵심 공약’을 내놓으며 ‘실험동물 규제 및 실험자 의무 강화’를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대체 실험을 할 수 있다면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조치가 필요하며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제도 개선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혀왔다. 동물단체들은 새 정부가 어떤 동물복지 정책을 펼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아직 동물실험과 관련된 제도가 도입 초기에 머물러있기 때문에 보완해 나갈 부분이 있다"면서 "올해 중 IACUC 표준운영 가이드를 개정할 예정이고 기관들이 동물실험지침을 지킬 수 있도록 강제성을 두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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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감독 기자 (hbh1122@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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